"하루 몇 걸음"이 건강에 좋을까? 스마트워치를 차고 생활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처음엔 단순히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요즘은 '얼마나 꾸준히 걷고 있는가'가 저의 건강 지표가 되었습니다.
매일 목표로 삼는 숫자는 10,000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습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걷느냐'보다 '어떻게 걷느냐'더라고요.
만 보 걷기? 최근 연구는 다르게 말합니다
전통적으로 건강을 위해선 하루만 보 이상 걷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연구(2022)에 따르면, 하루 몇 걸음을 걷느냐에 따라 사망률은 4,000보부터 줄어들기 시작하고, 6,000~8,000보 수준에서 효과가 포화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4,000보만 걸어도 충분한 건강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 역시 직장에 다니며 하루만 보를 채우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출퇴근길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고, 점심시간에 15분 산책하는 습관만으로 평균 6,400보를 꾸준히 유지하게 되었고, 혈압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했습니다.
나이에 따라 다른 적정 걸음 수
연령과 체력에 따라 하루 몇 걸음이 적정한지도 다릅니다. 20~40대 성인은 7,000~10,000보 수준에서 심혈관 건강, 체중 유지, 스트레스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자는 4,000~7,500보 정도가 적당하며, 과도한 걸음은 무릎이나 고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021년 미국의학협회(JAMA) 보고에 따르면, 하루 4,400보 이상 걷는 고령자의 사망률은 현저히 낮았고, 7,500보 이상에서는 추가적인 이점이 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하루 몇 걸음이라는 기준을 절대적인 숫자가 아닌, 개인 맞춤형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한 번에 많이 걷기보다 분산된 걷기가 효과적
실제로 하루 몇 걸음을 언제, 어떻게 나누어 걷느냐도 중요합니다. 하루에 한 번 몰아서 걷는 것보다, 아침·점심·저녁으로 나눠 10~15분씩 걷는 것이 혈당 조절과 신진대사 활성에 더 효과적입니다. 저 역시 점심시간과 퇴근 후 두 번으로 나누어 걷는 습관을 들인 이후, 소화 기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숙면의 질도 향상되었습니다.
스마트워치나 건강 앱으로 시간대별 걸음 수를 체크해 보면 자신에게 맞는 활동 패턴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제가 가장 많이 걷는 시간은 오후 9시경이었고, 이때 기분도 가장 상쾌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지속성'
많은 사람들이 하루 몇 걸음이라는 숫자에 얽매이지만, 진정한 핵심은 일관된 습관입니다. 10,000보를 하루 걸어도 3일 만에 중단하면 효과는 미미합니다. 반대로 5,000 보라도 365일 꾸준히 걷는다면 혈압, 혈당, 기분, 수면의 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걷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닙니다. 스트레스 해소, 우울감 감소, 집중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걷는 동안 좋아하는 음악이나 오디오북을 들으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현대인의 정신 건강 회복에도 탁월한 방법입니다. 저는 하루 중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바로 저녁 산책 중입니다.
마무리하며...
결국 하루 몇 걸음이 건강에 좋은가라는 질문의 답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내 몸과 생활에 맞는 걷기 루틴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걸음 수는 지표일 뿐이며, 진짜 건강은 ‘어떻게, 언제, 어떤 마음으로’ 걷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바로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는 것, 그것이 건강을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