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한낮에 등산을 하다가 갑자기 어지럽고 메스꺼운 증상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나는 생수를 2리터나 챙겨갔지만, 정상 하산이 어려울 정도로 탈수 증상을 겪었죠. “물을 이렇게 많이 마셨는데 왜 탈수가 왔지?”라는 의문은 많은 분들이 여름철에 흔히 갖게 되는 질문입니다.
여름철 탈수는 단순히 물 부족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바로 전해질 불균형입니다. 땀을 흘릴 때 빠져나가는 것은 물뿐만 아니라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같은 중요한 전해질입니다. 이 균형이 깨지면 아무리 물을 마셔도 체내 기능은 정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전해질, 여름철 탈수의 숨은 핵심
우리 몸의 약 60%는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수분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전해질이 녹아 있는 체액입니다. 전해질은 신경 신호 전달, 근육 수축, 심장 리듬 조절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입니다. 여름철 땀을 흘리면 체내 나트륨이 하루 최대 6g까지 손실되며, 이는 하루 필요량의 2배에 달합니다.
특히 여름철 탈수로 인한 대표적 위험이 저나트륨혈증입니다. 이는 혈중 나트륨 농도가 135 mEq/L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로, 물만 과도하게 마실 경우 쉽게 발생합니다. 실제로 2019년 미국 스포츠 의학 저널에서는 마라톤 참가자의 13%가 저나트륨혈증을 경험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물을 많이 마셨는데도 어지럽다”는 이유
이런 경험은 저만의 일이 아닙니다. 여름에 등산 중 갑자기 기운이 없고 머리가 아프고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물을 계속 마셨지만, 땀으로 손실된 전해질은 전혀 보충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여름철 탈수는 물만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습니다.
탈수 예방의 핵심은 ‘얼마나’ 마셨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마셨는가입니다. 단순히 생수를 많이 마시는 것은 오히려 체내 전해질 농도를 희석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 효과 있는 수분 보충 전략 4가지
1. 갈증 전 수분 섭취
갈증은 이미 탈수가 시작된 신호입니다. 특히 고령자나 아이들은 갈증을 잘 느끼지 않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마다 소량씩 자주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2.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 활용
이온음료나 ORS(경구 수분 보충용 용액)는 여름철 탈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단, 당분 함량이 높은 제품은 피하고,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이 맞는 제품을 선택하세요. 가정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물 1L에 설탕 1스푼, 소금 1꼬집, 천연 과일즙(예: 오렌지 반 개 분량)을 섞으면 훌륭한 홈메이드 수분 보충제가 됩니다.
3. 식사를 통한 전해질 보충
여름철 국물 요리(예: 미역국, 된장국), 바나나, 참외, 수박 등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바나나는 칼륨 함량이 높아 여름철 탈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4. 일상 속 수분 손실 인식
에어컨 아래서 오랜 시간 지내거나 장시간 마스크 착용, 이뇨작용이 있는 커피나 탄산음료의 잦은 섭취도 탈수를 가속화합니다. 하루 1.5~2리터의 물을 기본으로 하되, 활동량과 환경에 따라 조절이 필요합니다.
여름철 건강을 위한 실질적 조언
여름철 탈수는 단순히 물 부족이 아닌, 수분과 전해질의 ‘질적 불균형’ 문제입니다. 특히 고온 환경에서 활동량이 많거나 야외 근무가 잦은 사람들은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갈증을 느끼기 전 미리 수분을 보충하고, 땀을 많이 흘린 후에는
반드시 전해질 보충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어지럼증, 구토, 심한 피로감 등이 동반된다면 단순 탈수를 넘어서 저나트륨혈증을 의심해야 하며, 이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여름철 탈수는 방치할 경우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기지 마세요.
마무리하며...
“물이 생명이야”라는 말은 맞지만, 여름철에는 “전해질이 생명을 지킨다”는 말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생수를 들이켜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여름철 탈수를 예방하려면, 내 몸에 꼭 맞는 수분 보충법을 실천해야 합니다. 내년 여름에도 건강한 몸으로 활기찬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부터 ‘똑똑한 수분 전략’을 준비해 보세요.